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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해 과당경쟁 해소”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조직화를 통해 공동 이익을 창출하는 협업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급격한 대내외적 환경변화로 인해 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뉴스>는 새로운 재도약을 꿈꾸는 협동조합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계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계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력기기 산업계는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영국·스페인 등 국가들보다 기업 수가 몇 배에 달합니다. 이러한 과당경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보다 기술력 향상에 집중해야 합니다.”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유럽 전력시장에서는 지멘스, 슈나이더일렉트릭,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직계열화를 이뤄 50개 이내가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배전반 제조업체만 해도 2000개가 넘는다”고 지적한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술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유 이사장은 강조한다.

 

수출규모 확대·중국 대응 필요

최근 전력기기 산업은 디지털 전환(DX), 친환경 에너지 확산, 스마트 전력망 구축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이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023년 현재 150억 달러 정도인 수출 규모를 2030년까지 3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전력기기 산업은 2023년 151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162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무선통신기기를 넘어 우리나라 수출 품목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이사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개폐기나 변압기와 같은 기존 제품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도 적극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 전력기기 산업에 밀려오고 있는 또 다른 변화의 파도는 중국이다. 유 이사장은 “중국과의 FTA로 전력기기 양허품목이 확대되면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국내시장에서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강한 중국 제품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15년 FTA를 체결하면서 54개 전력기자재를 관세철폐 대상 품목으로 설정했다.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내 전력기자재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지난해 전동기, 변압기, 개폐기(회전형), 전력케이블(플라스틱 절연전선) 등 20개 품목이 관세철폐 대상이 됐다. 2029년에는 발전기(풍력발전기용), 변압기, 차단기 등 24개 품목이, 2034년에는 배전 및 제어기(전류 50A 미만) 등 1개 품목이 포함된다.

 

한전 협력 강화해 업계 경쟁력↑

조합은 주된 공동사업으로 한전과 공동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원사에 25.8kV급 개폐기류(지상용, 가공용), 차단기류, 컷아웃스위치(COS), 폴리머 피뢰기, 보호배전반, 154kV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철탑 추락 방지장치 등 주요 전력기자재의 생산과 납품을 배정하고 있다.

조합은 조합원사를 통한 한전 납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한전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기자재 공급망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원사들이 제품 생산과 품질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조합은 전력기기 품목별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정책개발과 건의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행 최저가입찰제를 개선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적정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한전 납품사업도 성장세가 꺾이고 있어 조합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00억원 가까이 한전과 계약을 했지만, 점차로 한전의 물량이 줄고 있고 업체 간 이해관계 등에 의해서도 줄어들고 있다”며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협동조합 정신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끼리 과도한 가격 경쟁 대신, ‘스텝 바이 스텝’ 전략으로 철저한 A/S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유 이사장은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유 이사장은 “빅데이터와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한 전력 사용 증가로 전력기기의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한전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조합원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