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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블록체인 산업, 제도적 기반 서두를 때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적 성숙과 제도화 사이에서 변곡점을 맞고 있다. 한때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던 시장은 점차 공공행정, 금융인프라, 공급망 관리 등 실생활 기반의 블록체인 활용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위한 신원인증 시스템과 무역서류 디지털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 정비는 더딘 상황이다. 기술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안정적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기 위한 법·제도적 틀은 아직 미비하다.

<중소기업뉴스>가 이러한 시기에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제4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를 만나봤다.

오종욱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단순한 기술 적용 단계를 지나 사회 시스템과 경제 질서를 재구성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정아 기자]
오종욱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단순한 기술 적용 단계를 지나 사회 시스템과 경제 질서를 재구성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정아 기자]

 

“블록체인 산업은 이제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제도권에 안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오종욱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력과 활용 가능성 면에서는 상당한 성장을 이뤘지만, 제도와 시장환경 면에선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며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한 규제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사회적 신뢰 부족”이라고 진단한다.

오 이사장은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와 투자에 대해 최근 정부가 일정 요건 충족 시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기업들이 시장 참여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데이터의 투명성, 신뢰성, 소유권 관리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며 블록체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AI시대의 ‘신뢰 인프라’로서 꼭 필요한 기술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아직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오 이사장은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고 기업도 준비돼 있어 이젠 정책과 제도, 사회적 인식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라며 “결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과 시장의 성장을 정책이 따라잡는 ‘적시성 있는 제도 설계’”라고 강조한다.

기술력은 글로벌 경쟁력 충분

규제·사회적 신뢰 부족이 문제

전략적 거버넌스 플랫폼 추진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담은 데이터 블록들을 서로 연결해 사슬처럼 만들어, 중앙 서버 없이 분산된 환경에서 거래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변경하거나 삭제하기 어렵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공유해 거래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오 이사장은 “블록체인은 기술을 넘어 사회 전반에 ‘신뢰’라는 기반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혁신 도구”라며 “최근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와 투자가 점차 허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향후 블록체인은 금융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블록체인으로 인한 긍정적 변화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만드는 사회 구조의 혁신에 있다”며 “이제 더 투명하고 공정하며 신뢰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오 이사장은 덧붙였다.

블록체인조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오 이사장은 “앞으로 조합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제도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조합은 정부 및 규제기관과의 정책적 대화채널을 구축하고 국내외 협력 생태계 확대를 통한 글로벌 연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